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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通):일상]

보글보글에 얽힌 추억

100원만 있으면 세상 누구도 부러울 것 없었던 공간이 있었다.
지금은 간혹 마트나 공공시설에서나 볼수 있는 오락실 얘기다.
그 당시 100원을 내면 주인 아저씨가 50원짜리 두개로 바꿔주던 시절이 있었다.
처음에는 50원짜리로 10분도 못버티고, 남들 어깨너머로 그 현란한 실력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구경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보글보글>에 흘린 구슬땀은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10분, 20분, 1시간.
이제는 50원 한개로도 남들이 등뒤에서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한참을 기다리도록 만들수 있었다.
그 뿌듯한 성취감과 짜릿함은 결코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수 없는 것이었다.
덕분에 여러번 엄마를 오락실까지 행차하게 만들어 끌려나오기는 했지만 말이다.
격세지감이라고 했던가.
이제는 이렇게 작은 크기로 건전지만 있으면 어디서나 즐길수 있는 오락기로 변모했다.
그 과정에서 50원 두개로 어떻게든 버텨야 했던 긴장감과 남들 앞에서 끝을 모르고 치솟았던 어깨뽕은 기술의 발전으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디지털의 발전이 편리함은 가져다 주지만 그 시절의 감성까지는 절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문득 어두컴컴하고 습했던 지하실에 위치했던 어린시절의 허름한 오락실이 그립다.

#보글보글 #추억의오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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