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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通):스토리]/시나브로 성장독서

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 민음사


나도 그랬다. 문학 권력, 문단 권력, 문단 권력이라는 '긴 이야기'에 집착하기보다는, 어떤 사람이 변호사나 아나운서,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방식은 어떠한지를 살피고 싶었다. 노동시장에서 채용 전문가들이 공채 제도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걸 문학공모전과 비교하고 싶었다. 논증할 수 없는 막연한 이야기보단느 수치, 통계, 실명으로 말하는 증언을 찾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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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회학자 토비 허프는 서양에서 근대 과학이 발전하고 동양에서는 그러지 못한 것을 인재 평가 방식의 차이에서 찾는다. 동양에서는 국가나 스승이 젊은이들의 능력을 평가했다. 그런 사회에서는 젊은이들이 선배들이 세운 기준을 충실히 따르게 된다. 반면 유럽의 대학에서는 일찍부터 논쟁과 토론이 발전했고 이는 체계적인 회의론으로 이어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중국에서 생겨난 과거제도를 받아들인 나라가 한국과 베트남이다. 일본에는 과거제도가 뿌리내리지 않았다. 한자 문화권 국가 중 과거제를 도입한 중국, 한국, 베트남은 근대화에 뒤쳐셔 외세에 시달리고, 그렇지 않았던 일본은 반대로 승승장구한 역사가 내 눈에는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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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뛰어넘는 혁신은, 시도 단계에서는 '어처구니없다, 황당하다'는 핀잔을 듣는다. 상상을 뛰어넘으니까. 아무도 그걸 이해 못하니까. 특히나 두툼한 인사 평가 매뉴얼을 가진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관료 조직이 그런 혁신과 혁명가를 알아볼 가능성은 0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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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에는 또라이들이 이것저것 황당한 짓거리를 시도해볼 수 있는 운동장이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 경제가 모방과 추격의 시대 이후 고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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